아침부터 추적 추적 비는 내리고 결국 러닝은 하루 쉰다.
쉬는김에 이런 저런 책을 읽는다. 얼마전 가입한 예스24 북클럽이 이럴땐 참 유용하다. 한달에 5500원이면 가성비는 좋다. 서점에서 앞 페이지만 슬쩍 읽어 보던 책도 집에서 느긋하게 다 볼 수 있으니 편리하기도 하고.
오늘은 방구석에서 2권의 책을 읽었다. 인문학 소양이 많이 떨어지는 관계로 평소 인문학, 철학, 문학책을 읽으려고 노력을 하지만 오늘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두 권 집었다.
1. 반 고흐와 나.
주변의 잡다한 얘기부터 행복, 종교와 고흐의 그림까지. 네덜란드의 유명한 만화 작가 바바라 스톡의 작품. 책의 목록도 없다. 그냥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만화책이다. 그러나 한컷 한컷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
무신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작가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사후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존재하는 것은 우연입니다. 더 높은 삶의 목적은 없어요." " 그렇지만 그런 생각이 삶을 꼭 의미 없게 만드는 것은 아니죠."
"제가 세상에 미치는 모든 긍정적 영향이 저의 인생을 의미 있게 해줍니다. 그것이 얼마나 작은지는 상관 없어요."
하지만 작가는 다른 사람의 사후 세계에 대해서도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
'사후에는 하느님과 함께 있을 것이다. 그 때는 슬품과 역경이 더는 없을 것이고 하느님과 인간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고 있을 것이다.' 라는 타인의 생각에 대해서도 "정말 좋은 생각이긴 하네" 라고 말한다. 그 외에도 작은 걱정, 요트(작은)여행, 반려견과의 사소한 일상 등 잔잔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2. 영어 독서가 취미입니다.
책 이름이다. 내 궁극의 목표가 원서를 읽는 것이기도 하다. "runners world" 같은 잡지나 홈페이지를 부담없이 볼 수준까지 읽어낸다면 좋겠지만 영어는 두 세줄만 읽어도 눈이 따갑다. 작가는 스스로가 관심을 가지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문법이나 단어에 힘 주지말고 읽고 싶은 책,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책을 읽으라고 한다.
킨들로 책 읽는 부분에서 또. '킨들을 사야겠네...' 하며 아마존을 검색하고 있는 내 모습이란... 지름에 대한 생각을 한 숨 죽이고 5~6년 째 쓰고있는 아이패드로 쉬운책부터 읽어보기로 마음 먹는다. 어제 에너자이트 플러스를 지르는 바람에 주머니 사정이 궁핍해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기도 하다.
영어책 한 권 읽기와 마라톤 풀코스 완주하는 것. 어느 것이 더 힘든 일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풀코스는 미친놈들이나 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원서로 수학 공부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원서 보느니 차라리 풀코스 한 번 뛰고 말지' 하는 나같은 사람도 있을테니 뭐가 힘든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한 발 떼 보는거니까. 한 발 뗀다고 죽기야 할까...
풀코스 한 번 뛰기위해 수 많은 시간을 준비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듯이 아마 원서 한 권 읽는 일도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될 것이라는 예상은 어느정도 할 수 있겠다. 힘들고 지루한 연습을 건성건성 하고 풀을 뛰게되면 결과가 어떻게 된다는 것을 내 몸이 생생하게 기억 하듯이 말이다.
지루함은 평생 안고 가야할 내 덕목인가? 나이 먹어가면서 해야 할 일들이 왜 이리 많아지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