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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락공원

지리산티아고 2021. 3. 7. 16:07

영상 6도. 바람이 강하게 불어 긴팔에 바람막이, 타이즈, 비니와 넥워머. 그리고 오랜만에 나이키 베이퍼플라이 넥스트퍼센트 착용.

휴일은 장거리가 당연한데도 넥스트를 신는 바람에, 조금씩 속도를 높이다가 결국엔 10마일 달리기로 타협한다.

높인다고 해 봐야 4:30. 늦은 페이스지만, 넥스트%는 '니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뛰어라'는 컨셉의 신발임은 분명하다. 달리면 속도가 슬금슬금 오르는 느낌이다.

가격 비싼것 외에는 흠잡을 때 없구만은. 800km 달리고 폐기한단 기준을 잡으면 1키로 달리는 데 360원씩 쓰는 꼴이다. 1000km는 달리고 은퇴시켜야겠다.

금일은 휴일이라 간만에 달리기책 한 권 읽는다. 장 에슈노즈 "달리기" 체코의 위대한 중장거리 러너 에밀 자토페크의 자전소설. 에밀은 헬싱키 올림픽에서 5천미터, 만미터, 마라톤까지 세 종목의 금메달을 다 쓸어간 체코의 국민영웅이다.

심지어 첫 마라톤 출전임에도 선두로 나서며 환호하는 군중에 손짓으로 화답, 따라오는 차량의 탑승자와 농담따먹기, 지나가다 사인 해주기, 경치구경을 하며 금메달을 가져간다. 주 경기장에 들어서며 전력질주까지. 괴물이란 말 밖엔.. 실제로 달릴때 모습이 매우 기괴했다고 한다. 달리기에서 작가는 자토페크의 뜀박질 모습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항상 한 쪽 방향으로 갸우뚱하게 기운 머리가 양 어깨 사이에 푹 파묻혀 끊임없이 건들건들, 대롱대롱거리며 좌우로 흔들렸다" "혹은 누가 불러서 그쪽으로 미친 듯 뛰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있다. 에밀은 영락없이 그 꼴이었다"

운동선수로서 역량도 뛰어나지만 체코 《프라하의 봄》에 에밀은 소련의 침공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다. 그 이유로 소속관청에서 해고되어 우라늄 광산에서 강제노동을 하게된다.

달리기에 대한 노력과 열정 그리고 용기있는 목소리까지. 닮고 배우고 싶은 영웅이다.

근데 그 ...인터벌 훈련은 왜 만들어가지고, 입에서 피맛이 납니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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