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달리기
ㅇ 기온 : 영상 16도
ㅇ 옷차림 : 긴팔, 7부바지, 발가락양말
ㅇ 운동화 : 호카오네오네 링컨2
ㅇ 케이던스 : 175보
ㅇ 평균보폭 : 1.04m
눈뜨니 다섯시 정각이다. 해가 빨리뜨니 몸도 빨리 깬다. 겨울철은 5시 반에도 일어나기 힘든데 지금은 5시에 자고 있기가 힘들다. 태양이 움직이는 시간과 함께하는 정직한 나의 몸. 수렵과 채집 시기에 살았으면 잘 살았을 몸이다.
잠시 꾸물대다가 옷을 갈아입고 주로를 향해 슬금 슬금 걷는다. 매일 보는 지겨운 산복도로지만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노란벽돌길이라 생각하고 달리면 달릴만 하다. 온갖 모험이 가득하다.
지루해질만 하면 입마개 씌운 도베르만이 짖어대고, 폼에 집중해 페이스를 끌어올릴만 하면 갑자기 나타나는 고양이. 오르막에 힘든데 풍겨오는 담배연기, 푹신푹신한 나무데크는 발이 빠지는 기분이 들어 늪지 느낌도 난다. 물론 이 모든일이 한번의 달리기에 일어나지는 않는다. 간혹 일어나는 일이니 반복해서 달리지 매일 그러면 칼이라도 하나 들고 나다녀야겠지.
어쩌다 한 번 일어나는 이벤트는 지루해 질 수 있는 러닝에 재미를 준다. 긴장하며 달릴 수 있는 주변환경에 감사드린다.
오늘은 민주공원 올라가는 삼거리에서 도로공사가 한창이다. 중장비와 도로포장기계가 길을 가로막고, 차량이 부분통제되고 있다. 피어오르는 흙먼지에 심호흡 한번 크게 하고 몇 발 뛰어간 후 내 뱉는다. 천천히 짧은 보폭으로 공사현장을 벗어난다.
흥미있는 이벤트 하나가 이렇게 끝났다. 오늘의 달리기는 이렇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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