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는 이야기 47

어르신 감사합니다.

억지로 억지로 일어나 운동복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간다. 매일이 중력과의 싸움이다. 잠에서 깰때도 중력과 다투고, 달리기를 할 때도 중력과 씨름한다. '오늘은 내가 이깄다~~' 5월에 비해 몸무게가 2kg 더 줄어 그만큼 덜 싸워도 되니 좋다. 올해의 목표는 3kg만큼 중력과 이별하는 것이다. 그만큼 서브3에 가까워 지겠지. 보스톤 대회도 참석할 수 있겠지? 너무 단순한가? 어제는 공원에서 늘 마주치는 어르신과 도로상에서 마주쳤다. 지나가시며 양 손의 엄지를 들어주셨다. 나도 모르게 달리며 허리굽혀 인사한다. 별 일 아니지만 그냥 고맙다. 이유도 없다. 그냥 고마웠다. '어르신 감사합니다~' 달리며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이 지랄맞은 사회생활에 작은 힘이된다. 그 힘으로 하루를 버텨나가는 것 같기도 하고. 토..

어쩌다보니 우중주

일어나자마자 창밖으로 팔을 내밀어본다. 비는 안온다. 반팔, 반바지, 발가락양말, 울트라부트스20. 이렇게 갖춰입고 달리러 나간다. 습하기는 어제와 마찬가지. 장마철 달리기는 참 어렵다. 오늘은 간만에 민주공원으롤 방향을 잡고 달린다. 뿌옇게 안개낀 민주공원의 공기가 상쾌하다. 예전과 달리 마스크를 쓰지 않고 공원을 걷는 어르신들이 많아졌다. 백신의 영향인가? 공원 3바퀴 후 집으로 복귀하는 7km지점.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어쩌다 보니 우중주가 되었다. 달리는 과정에 맞춰 적절하게 비를 내려주시니 운동신이 있다면 감사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내일도 집 나서는 순간에만 비가 오지 않길...

아후~ 목욕탕서 달리는 기분이야

이른 아침. 비가 오지 않는다. 오케이 달리러 나간다. 아후~ 나서자 마자 여기가 목욕탕인가 공기가 끈적거리며 다가온다. 그나마 해가 없는것이 불행중 다행이다. 기온과 습도로 페이스가 떨어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평소보다 분당 20초 이상 떨어진 결과가 나왔다. 여름에는 페이스니 보폭이니 하는 것을 챙기는 행동은 말아야 하겠다. 안그래도 유리멘탈인데 수치 신경쓰다가 마음 상할것이 뻔하니. 여름철은 페이스, 보폭, 케이던스 이런 따위는 생각치 말고 오로지 즐런~

달리기인가 수영인가

아침기온이 24.4도이다. 아침에는 선선했는데 장마가 지며 습해지니 찝찝함이 심하다. 비는 많이 오지 않았지만 습도가 높아서 달리기를 하는 것인지 수영을 하는 것인지 모를정도로 훈련의 질은 좋지 않았다. 차라리 비가 내렸으면 더 좋았을 것 같기도 하다. 비가 내리면 달리기를 쉬어가는게 안전상 원칙이지만 장마철은 예외로 두어야겠다. 부슬 부슬 내리는 비에도 쉬었다가는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 달리면 끝이다. 무서운 장마 같으니라고 하마터면 계속 쉴 뻔 했다. 내일은 이슬비 정도만 오셔도 고마울 것 같다.

흐린날엔 마라톤을

영상 21도. 더운 날씨지만 다행이 구름이 끼어 무척이나 흐리다. 마라톤하기 참 좋~은 날씨지. 반팔에 반바지 브룩스하이페리온을 신고 산복도로를 달린다. 날씨 믿고 속도를 조금 내어 보다가 더운 공기는 어딜 가지 않았음을 느낀다. 차가운 공기보다는 호흡이 버겁다. 마스크까지 쓰고 있으니 이건 뭐.... 러닝중에 오늘 직장에 있을 행사 생각이 머리속을 계속 맴돌아 달리는 맛이 영~~ 좋지 않다. 다른 생각을 한번 해 본다. 멀리 여행가는 생각, 로또 되는 순간, 코인 상승하는 모습. 생각은 이리 저리 돈다. 그러다 결국엔 '행사에 뭐 빠진건 없나?' 하며 다시 일생각으로 빠져든다. 젠장맞을!! 흐린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어제처럼 느긋하게 한시간 정도 뛰고 운동 마무리한다. 오는 가을에는 메이저 마라톤..

달리기도 더위에 장사없다.

ㅇ 오늘 아침 기온 21도. 반팔, 반바지, 나이키플라이니트, 인진지 발가락 양말 한달 전에 비해 아침 온도가 7~9도 이상 올랐다. 기온이 오르는 만큼 평균페이스도 10~30초 가량 더 떨어졌다. 의도적으로 천천히 뛴 것은 아닌데 더위가 다가올수록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다. 어제 저녁 끼니를 과일 몇 조각으로 떼워 몸이 가벼웠음에도 더위는 방법이 없나보다. 기온이 오르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때는... "천천히 달리기"가 답이다! 더울때는 조심하며 천천히 달립시다~

술과 달리기

창밖으로 비가 내린다. 바람도 분다. 달리기는 하루 쉬기로 한다. 비바람보다는 어제 마신 술때문에 쉬는 편이 맞겠다. 술은 여러모로 마라톤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좋지않다. 가장 큰 손해는 다음날 훈련을 빼먹게 된다는 점이다. 어제의 과음과 오늘 아침의 숙취는 운동보다는 휴식을 하게끔 조건을 만든다. 머리가 맑지 못하면 달리기고 뭐고 일단 다시 눕게되고, 장도 편하지 않아 달리기에 부담스럽다. 그 다음 손해는 몸무게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평소에 먹는 것을 워낙에 좋아해 술이 한잔 들어가면 뇌가 마비된다. 배가 터질 것 같은데도 젓가락을 놓지 않는다. 한주일을 열심히 달려 체중을 줄여도 술자리 한번에 일주일치 감량은 원상복귀된다. 다음날 아침 체중계에 올라보면 마음이 아프다. 장점도 있긴 하다. 지인과 술 ..

별 것 아닌 피부염이라고?

비온다. 달리기 쉬는 날이다. 몸은 편한데 마음은 불편하다. 그래! 불편해야 내일 운동 열심히 하지~ 어제는 점심식사 후 예전에 함께 일하던 직장 동료를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바로 약속을 잡는다. "저녁에 일 있습니까? 밥 한끼 합시다~" 물었더니 "제가 일이 좀 있어 식사하기가 어렵습니다." 하며 튕겨 내는 듯한 대답이 돌아온다. 안색이 좋지 않아 무슨일이 있냐 근황을 물었다. 얼마전 피부암 판정을 받았다며 최근의 일들을 내게 설명한다. 별 것 아닌 피부염이 피부암이라고 했다. 뭐라 위로되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어떤 얘기가 위로되는 말이겠는가? 그냥 묵묵히 듣는다. 초기암인지, 전이가 진행되었는지 여부가 다음주중에 결정난다고 한다. 전이 없이 가벼운 초기 피부암인 경우에는 환부를 긁어내고 피부재생 치..

평화로운 10km 달리기

ㅇ 반팔, 7부바지, RXL양말, 브룩스 하이페리온 아침 기온 20도. 이제 새벽에 반팔을 입어도 되겠다 싶어 21년도 동아마라톤 기념품으로 받은 반팔티를 입고 뛰러 나간다. 집 앞에 나서는 그 순간에는 쌀쌀함이 있었지만 주로에 도착하니 몸의 열기로 쌀쌀함이 선선함으로 바뀌어있다. 월요일 하루 쉬어서 오늘은 발이 가볍다. 언덕배기도 힘들이지 않고 무난히 오른다. 해도 나지 않고 한번씩 말썽부리던 브룩스 신발도 오늘 아침엔 얌전하다. 날씨도 러닝장비들도 아무 문제없어 평화로운 달리기가 이어진다. 모든게 돕더라도 언제나 장애물은 있다. 출발선에서 1km지점에 카센터가 하나 있다. 이 건물의 조금 안쪽은 음영이 심하게 져있는데 새벽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 안에 큰 개 한마리가 있다. 생각없이 달리다가 앞을..

쉽게 달리는 법(born to run)

달리기가 쉽다고 생각하는 거야. 가볍고 빠르게 얼마든지 달릴 수 있다고 생각해. 당신은 쉽게 출발할 수 있어. 앞에 놓인 게 이것뿐이라면 이것도 나쁘지 않은 거니까. 가볍게 달려. 힘들이지 말고. 언덕이 얼마나 높은지. 갈 길이 얼마나 먼지 생각하지 마. 그렇게 오랫동안 연습하면 내가 연습하고 있다는 것도 잊게 돼. 그러면 아주 순조롭게 달릴 수 있어. 그러면 그다음은 걱정할 필요가 없지. 쉽고 가볍고 순조롭게 달리면 빨리 달리게 되니까. 『BORN TO RUN』에서 카바요 블랑코가 한 말이다. 또한 언덕 달리기가 힘겨울때 나 스스로 익힌 덕목이기도 하다. 이 책에 따르면, 카바요는 멕시코 깊은 산속에서 역사상 가장 빠른 달리기 선수들로 이루어진 '타마우마라족'과 함께 사는 전설같은 사람인데 잘 뛰는 산..